기대했던것보다는 조금 별로, 
감동적이긴 하지만 작위적이란 느낌이 들었다.
불펜포수와 그 가족들 이야기.
꼭 필요했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펜포수'라는 직업이 아니라면 주위에서 있을법 한 이야기인데다, 
이 영화에서 꼭 필요한 배역은 아니었던것 같다.
이야기도, 결과도 너무 뻔하다.

일단 에이스들의 15이닝 2실점...은 엄청난 역투다. 
2/15*9=1.2
근데, 노디시젼이잖아?
팔빠져라 던졌는데 ND라니요!!!
뭐가 좋다고 서로 헹가레 치고 난리 부르스를 떠는거여......
에이스들이 불쌍하지도 않냐구요.

이딴일 실제 시즌중에 일어나면 타자들 욕하느라 정신 없었을듯. 
그러고 보니 장원삼 7이닝 1실점 패전투수 된거 기억난다.
투수는 잘하셨지만 타자는 조용히 계셔야죠.

마지막에 관중들도 상대팀의 투수를 연호하는데...
물론 에이스들의 역투이기에 달랐을테고, 영화니까 작위적으로 꾸민부분도 있었겠지만 
실제로 경기 길게 하고 무승부면 관중 입장에선 짜증날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투수는 칭찬했겠지만! 음...타자들을 신나게 욕했을듯하다.

실제로 10회까지인가 무승부였던 경기를 보다가 버스가 끊길 시간이 다가와서
다 못보고 나왔는데(나오고 나니 승ㅋ리ㅋ)
그때 기분이 좀 찜찜했어.

그리고 여기자 배역은 대체 왜 필요했던것일까?
야구에 대해서 아는게 1g도 없는 '여자'가 두 에이스들의 맞대결을 보고,
야구와 인생에 대해서 감동을 느끼는것을 억지로 보여주고자 했던것 같은데.
너무 왈가닥이었다.
영화의 배경은 1980년대였는데, 이 여자분 혼자 2000년대를 달렸음.

게다가 영화속 최동원에게 한물갔다느니 뭐냐는둥의 질문을 날리다니.
기삿거리 하나 건지려고 울팀 투수한테 한물갔다고 그러면 악플 날릴꺼야.. 



맘에 들지 않았던 여러가지 곁다리들 제외하고는 최동원과 선동열의 대결은 흥미로웠다.
아 특히 손가락 찢어진 부분을 붙이는 장면은 진심 안타까웠다.
그리고 최동원 어깨, 생각만 해도 내 어깨가 아프다.

예전엔 정말로 투수들을 '굴렸다'고들 하니까....
그 전날 완투하고도 부르면 다시 계투조로 나가서 공 던져야 한다.
그야말로 애니콜ㅋ

옛날 야구를 본적이 없어서 모르지만 그렇게 던지는 선수들 보면서 
감독이 자기 자리 보전하려고 선수를 막 굴리는것 같아서 불쌍하단 생각도 간혹 했다.
어제 나온 선수 오늘 또 나오고, 내일 또 나오고, 그러다 보면 공에 힘 떨어지고 쳐맞고..
누구 좋으라고 그러는 건지.
요즘도 계투진 중엔 그런 경우가 많다.
(정우람 제외..정우람은 노예체질이라 그런가 쉬고 나오면 더 불안불안하더라,울팀 정현욱 포함.)
근데 예전엔 진짜ㅋㅋ가끔 등판 기록 보면 이게 진짠가 싶기도 했다.

그런데 '최고의 한국시리즈'라는 다큐에서 배영수가 나와서 말했다.
선수라면 정말 최고의 무대에서 뛰어서 이기고 싶고, 우승하고 싶은게 당연하다.
자기는 지금 나오더라도 그렇게 열심히 던질것이다.
후회는 없다.
(이런 뉘앙스였다,)

사실 난 그때 야구를 보지 않았고,
이번 시즌에 선발 등판만 하면 
속도도 안 나오는 패스트볼 계속 꽂아 넣다가 뜬금포 맞고,
맞고 나서도 왜 맞았는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인 배열사가 싫었다.
(ㄸ볼을 계속 가운데에 넣잖아요ㅠㅠ)
시즌 후반에 불펜으로 가서는 괜찮아진 모습이 좋았지만..  
예전에 친구가 배열사는 못해도 너무 욕하면 안된다고 대충 설명해준적이 있었는데
그땐 잘 이해를 못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니까 왜 그런지 알겠다.

자기 생명줄보존을 위해서 투수들 마구 굴려먹는 감독도 문제지만
선수라면 안나가겠다,라고 말 할수 없겠지.
그 상황을 자기가 해결할 수 있다면 정말 당연히 나가고 싶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매사에 악착같이 해본적이 없고 뭔가에 매달려본적이 없는 나로써는
조금은 신기하게도 느껴졌지만, 이젠 뭔지 알것 같기도 하다.

정말 서로의 '자존심'을 건 맞대결이었다.
사실 마지막 맞대결에 들어가기 전에 영화관에서 살짝 졸았다.
꼭 필요하지 않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ㅋㅋ
그치만 마지막 맞대결에서는 눈에 불을 켜고 집중했다.



둘의 사투리는 조금 어색하다.
조승우의 경상도 사투리, 양동근의 전라도 사투리.
난 조승우의 손을 들어주겠음.

게다가 조승우는 공을 던지는 모습이 정말 최동원같다.
과거의 야구선수를 잘 모르지만 故최동원 선수는 많은 다큐에 나와서
투구폼을 대충이나마 본 적이 있는데
온 몸을 이용해서 던지는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조승우 정말 멋있다. 

앗 그리고 4번타자 김용철 역으로 나온 조진웅씨 정말 웃김.
성질은 더러운데 싸움 왜 그렇게 못하세요ㅋㅋㅋ


쓸데없이 옆길로 새는 에피소드도 많지만
가장 중요한 마지막 맞대결때문에 정말로 볼만한 가치가 있다.

난 별 세개 반을 주고 싶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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